Earth2

2you 2021. 11. 15. 20:50

Earth2는 지구를 복제한 가상의 지구에 투자를 하는 게임이다(게임이라고는 했지만, 아직은 서로 간의 교류가 없기 때문에 게임이라고 보기에는 애매하다).

Earth2 홈페이지에서 Buy Land에 들어가면 ‘Map’이 나오는데, 여기서 강남을 검색해 보자.

교보타워로 이동해 확인해 보면 격자 무늬로 땅들이 쪼개져 있는 걸 확인할 수 있다. 한 나라의 유저가 구매하면 그 나라의 국기가 달리며, 매입자가 국가를 설정하지 않으면 빨간색으로만 나온다.

이미 우리나라 사람들이 꽤 많은 땅을 확보해 놓은 걸 볼 수 있다. 한 타일에 0.10달러로 시작했으나 선점이 일어나기 시작하면서 금액이 올라갔다. 국가마다 타일의 값은 다르게 측정되는데, 2021년 4월 기준으로 한국은 18.46달러, 미국은 56.42달러다. 한국의 수익률만 하더라도 18,360%로 엄청나다.

그런데 여기서 문제는 매매를 통해 내 손안에 현금화가 될 수 있느냐이다. 개발사는 Earth2의 미래에 대해 6단계에 걸쳐 추진하고 있다고 말하는데, 토지 구매, 임대소득(배당소득), 다른 플레이어 추천에 따른 보너스, 자원 수집, 광고 수입, 디지털 자산 건설 등이다. 좀 복잡한 내용이니 여기서는 크게 땅을 사고 건물을 짓는 두 가지 단계로 이해하면 된다.

현재는 1단계로 지구상의 땅을 선점하는 단계인데, 고전 게임인 부루마블을 생각하면 쉽다. 부루마블의 1단계는 모두가 나라를 사는 단계이다. 2단계에 들어서면 건물을 올릴 수 있게 되는데, Earth2도 마찬가지다. 다만, 언제 2단계에 들어갈지에 대해서는 아직 확실하게 나와 있지 않다. 그렇다 보니 가상의 땅을 구입한 후 가격이 오르면 팔면서 단타로 수익을 챙기는 사람들이 생겨나고 있다.

바티칸 중 한 곳을 보면 2020년 11월 8일에 한 유저가 0.17달러에 사서 2021년 1월 15일 200달러에 팔았다. 대한민국 국기가 있는 걸 보니 구입한 사람은 한국 유저인 것 같다. 아래에 달린 글을 보면 4월 23일 500달러에 사겠다는 주문이 올라왔는데 승낙하게 되면 처음 구입했던 사람만큼은 아니지만 꽤 많은 수익을 올릴 수 있게 된다. 이러니 Earth2를 제2의 지구, 메카버스라 부르며 투자자들이 몰리고 있는 게 아닐까?

사람들이 현실이 아닌 가상의 부동산에 투자하는 이유은 이미 경험으로 알게 된 두 가지 이유 때문이다. 하나는 비싼 땅을 가지고 있으면 언젠가 돈을 번다는 것이고, 두 번째는 현실에서는 비싼 땅을 소유하는 건 물론 강남의 건물을 사는 것도 어렵다는 것이다. 그래서 가상세계에서라도 좋은 땅을 미리 싸게 사놓는다면 현실 세계처럼 가격이 오르지 않을까 하는 기대감에 사람들은 Earth2에서 투자를 하고 있는 것이다.

하지만 현실 세계에서는 손으로 만질 수 있는 ‘땅’이 있지만, 게임에서는 그렇지 않다. 그리고 Earth2의 땅 역시 가치가 있는 것은 그 자리에 실제 건물이 있기 때문이다.

이와 함께 생각해야 할 게 하나 더 있다. 친구들과 열심히 브루마블을 하고 있는데, 어느 날 새로 전학 온 친구가 ‘모두의 마블’을 가지고 와서 해보니 그게 더 재미있는 것 같다. 이처럼 또 다른 가상현실 부동산을 팔고사는 더 발전한 플랫폼이 나오지 않을까? 그렇다면 현실에서의 에펠탑은 하나지만, 가상게임에서의 에펠탑은 플랫폼마다 하나씩 여러 개가 될 수 있어 처음보다 가치가 떨어질 수 있다는 점을 염두에 두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