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6년 전 쯤에 여동생이 내게 주었던 노트북은 그 때도 이미 중고였기 때문에 지금은 성능 면에서 아예 지못미 수준이다. 밧데리 수명이 다 해서 전원에 계속 연결한 채 사용해야 하고, 부팅 속도는 그야말로 참을 인()의 경지가 필수다.

 

PC로써의 생산성과 실용성을 따지자면 진작에 폐기 처분됐겠지만, 나는 버릴 마음이 추호도 없다. 더 느려져도 좋으니 부디 오래 살았으면 좋겠고, 계속 살았으면 좋겠다!

 

기껏해야 손바닥만한 휴대폰으로 틈만 나면 독서삼매경에 빠져 있는 내 두꺼운 안경 시력이 더 심각해질까 봐 동생이 건넸던 노트북이었다. 덕분에 한동안 참 요긴하게 잘 썼고, 지금은 간단한 문서 작업이나 일기 쓰는 데 주로 사용하고 있다.

 

여동생은 먼 외국에 나가 살고 있다. 동생이 내 눈을 걱정하는 동안, 나는 내내 동생의 음주와 흡연이 걱정이었다. 밥보다 술 * 담배랑 찐친인 동생을 걱정하지 않을 수가 있을까. 함께 살았을 때도 걱정이었는데, 이젠 너무 멀리 사니 잔소리도 못해 걱정만 더 늘었다.

 

노트북을 보고 있으면 자연스럽게 동생 생각이 나고 걱정이 든다. 밥도 맛있게 잘 먹고, 항상 건강하기를!!!

 

여동생 걱정을 하다 보면 다른 동생들에 조카 걱정에 연로하신 엄마 걱정까지 꼬리에 꼬리를 문다. 가족은 함께 살아도 멀리 떨어져 살아도 늘 걱정 1순위다.

 

내 삶에 바쁘다가도 이 낡고 오래된 노트북과 함께 하다 보면 뿔뿔이 흩어져 사는 가족 생각과 걱정이 불현듯 이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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