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닌텐도
반격의 시작은 영원한 힐링 게임 ‘동물의 숲’이었다. 동물의 숲은 2001년 닌텐도64용으로 나왔던 게임이다.
그 당시 대부분의 게임은 공주가 납치되어 구하러 가거나(슈포마리오), 좀비를 쓰러트리거나(바이오하자드), 1:1로 싸워 상대방을 이겨야(철권)하는 게임들이었다. 플레이어들의 실력이 올라갈수록 게임의 난이도는 점점 올라만 갔고, 조금 더 높은 점수, 조금 더 빠른 클리어를 위한 경쟁이 계속됐다.
이런 게임들이 대세인 상황에서 게임 프로듀서 데즈카 다카시는 ‘아무런 목적이 없는 게임을 만들면 어떨까?’라는 생각을 했고, 여기서 ‘동물의 숲’이 탄생하게 된다.다만 님텐도64와 같은 게임기들은 ‘콘솔’, 즉 TV 모니터와 연결되어야 하기에 항상 고정된 자리에서만 게임을 해야 하는 단점이 있었다.
드디어 휴대용 게임기인 닌텐도 DS용으로 ‘놀러오세요, 동물의 숲’이 2005년앤 출시됐고, 한국에서도 2007년 정식 발매되어 수많은 팬들을 모았다. 2020년 코로나19 시국에 닌텐도 스위치용으로 출시된 ‘모여봐요, 동물의 숲’는 2020년 12월 말까지 3,118만 장을 판매하며 절정의 인기를 누렸다. 코로나 블루라 할 만큼 집에서 우울했던 사람들에게 동물의 숲은 편안함을 주었기 때문이다.
‘모여봐요, 동물의 숲(줄여서 모동숲)’이 많은 사람들에게 사랑을 받게 된 건 바로 ‘마이 디자인’과 ‘꿈번지’라는 기능 때문이다. ‘마이 디자인’은 게임 속에서 도트를 찍어 옷*바닥*타일 등을 디자인할 수 있는 기능으로, 마크 제이콥스*발렌티노 등의 회사들은 자신들의 신상품을 동물의 숲에서 공개하기도 했다. (지금도 마크 제이콥스의 인스타그램과 트위터에서 의상 디자인 코드를 받을 수 있다) 심지어 메트로폴리탄 미술관은 자신들이 소유한 작품을 쉽게 동물의 숲으로 가져갈 수 있도록 했다.
‘꿈번지’ 역시 재미있는 기능인데, 자신이 만든 섬을 꿈번지를 통해 다른 플레이어들에게 공개할 수 있고, 이를 이용해 다른 플레이어들의 섬에도 놀러갈 수 있다. 게다가 ‘꿈’이기 때문에 다른 플레이어들이 놀러와 섬을 엉ㅇ망으로 만들어도 실제 자신의 섬에는 영향이 없는 장점을 가지고 있다. 이렇게 서로를 초대할 수 잇으니 감각적인 개인들은 창의적으로 만든 꿈의 섬을 다른 사람들에게 공개하고 있다. 공개된 꿈번지 코드만 알고 있으면 누구나 놀러 갈 수 있고, 누구나 초대할 수 있는 이런 매력적인 서비스를 기업과 기관들이 놓칠 리 없다.
미국 대선 당시 바이든 후보 측에서는 ‘마이 디자인’을 통해 바이든 후보자의지지 표지판을 배포했고, 바이든 섬을 만들어 ‘꿈번지’로 공개했다. 이 섬을 찾은 지지자들은 편하게 섬을 둘러보며 바이든의 캐릭터와 인사도 나누고, 선거캠프도 둘러볼 수 있었다. 코로나19로 인해 집에만 있어야 하는 젊은 세대들에게 어필할 수 있는 아주 좋은 전략이었다.
2021년 3월에는 LG디스플레이가 ‘올레드 섬’을 만들어 공개했다. 여기저기 숨겨진 LG 올레드TV를 찾는 등 다양한 게임 요소를 두어 관심을 모았다.
누군가에게 자신의 이야기를 전할 수 있다는 것은 정치적 메시지를 전할 수 있다는 의미이기도 하다. 홍콩 우산혁명의 상징 조슈아 윙 역시 자신의 섬을 통해 ‘광복홍콩시대혁명’이란 메시지를 전했다. 닌텐도 스위치가 중국에서 판매 중지에 이른 건 이 때문이라는 분석도 있다.
그렇다면 이제 동물의 숲을 단순히 아이들만 좋아하고 어른들고 슬쩍 좋아하는 게임이라는 생각에서 벗어나야 한다. 이미 게임은 현실에 영향을 미치고 있고, 현실은 다시 게임에 영향을 미치고 있기 때문이다.
2. 마인크래프트
아이들이 놀이터에서 모래를 가지고 다양한 형상을 만들며 노는 것처럼 게임 속에서 제공하는 도구들을 사용해 자유롭게 만들고 싶은 걸 만들며 살아가는 공간을 ‘샌드박스’라고 한다. 동물의 숲도 샌드박스 류의 게임이지만, 이 분야에서 가장 유명한 건 ‘마인크래프트’다.
마인크래프트는 2009년 베타버전을 거쳐 2011년 정식으로 출시된 스웨덴 Mojang스튜디오의 게임이다. 이름 그대로 채광(속어로 광질)과 제작(크래프트)을 할 수 있는 게임으로, 상당히 자유도가 높다.
원래 스토리는 무인도에서 시작한 플레이어가 자유롭게 섬 안에 있는 자원(돌, 나무 등)을 활용해 집도 짓고 무기도 만들고 음식도 만들어 먹으며 밤이 되면 몰려오는 좀비들을 피해 살아남는 게임인데, 크리에이터 모드가 생기며 마치 신이 된 것처럼 허공을 자유롭게 날 수 있고, 다양한 건축물도 만들 수 있다.
2020년 기준 윈도우, 맥, 닌텐도 스위치 등 다양한 플랫폼에서 2억개 이상 판매된 게임으로, 월 평균 유저 수는 1억 2,600만 명을 넘어서고 있다. 마인크래프트가 없었다면 유튜버 도티와 잠뜰도 없었을 것이다.
MS는 2014년 25억 달러(당시 기준 2조 5,000억 원)에 Mojang을 인수했다. 당시 MS의 CEO 사티아 나델라는 ‘게임은 모바일과 PC의 다리 역할을 하는데, 마인크래프트는 훌륭한 플랫폼’이라며 인수 이유를 밝혔다. 그리고 지금 그 선택은 옳은 것으로 증명되고 있다. 마인크래프트는 교육용 버전을 통해 코딩 수업까지 지원하고, MS의 증강현실 플랫폼 홀로렌즈에서도 구현할 수 있는 게임으로 성장하고 있다.
마인크래프트 역시 아이들만 하는 게임이 아니다. 성인들도 에펠탑, 스핑크스, 영화 <반지의 제왕> 속 판타지 세계를 재창조하는 등 다양한 건축물을 만들며 즐길 수 있고, 자신만의 작품들을 공개하기도 한다.
여기에 더해 마인크래프트 속 ‘마켓 플레이스’를 이용하면 캐릭터들이 입을 수 있는 스킨과 다양한 미미 게임을 판매해 수익을 올릴 수 있다. 이를 위해서는 마켓 플레이스에 파트너로 신청해 통과해야만 한다.
코로나19 이슈가 한참일 때 마인크래프트를 활용한 이색적인 이벤트들도 생겨났다. 버클리대학교와 펜실베니아대학교의 캠퍼스가 마인크래프트에 구현되었고, 일본에서는 초등학교 졸업식이 진행되기도 했다. 우리나라에서는 청와대에서 어린이날 행사를 마인크래프트에서 진행했는데, 청와대와 샌드박스의 버추얼팀이 협업한 결과로 유튜브에서는 100만 조회수를 기록했다. 청와대 유튜브 채널에서 확인할 수 있고, 제작된 맵은 누구나 다운받아 플레이 할 수 있도록 공개했다.
인천시는 2020년 하반기 ‘인천크래프트로 인천을 여행하자’를 내세우며, 누구나 참석할 수 있는 오픈 서버와 플레이할 수 있는 맵을 공개했다. 마인크래프트를 하지 않더라도 유튜브를 통해 볼 수 있도록 공개되었는데, 인천공항*인천대교*센트럴파크*강화고인돌 등의 랜드마크가 마인크래프트로 만들어져 있다.
동물의 숲과 마인크래프트의 공통점은 유저들이 직접 게임 속의 도구를 활용해 게임의 무대를 재창조할 수 있다는 데 있다. 차이점은 동물의 숲은 게임 속에서 다양한 물건들을 구입하려면 ‘벨’이 있어야 하는데, 이 벨은 현금으로 사고 싶어도 살 수 없고 게임 속에서 다양한 물건을 팔아서만 얻을 수 있다. 반면 마인크래프트는 마인코인을 현금으로 구매해 마켓 플레이스에서 스킨이나 미니 게임을 살 수 있다. ‘현질’이 가능하냐 아니냐의 차이다.
3. 로블록스
이제 메타버스 관련 테마주로 가장 각광받는 로블록스를 살펴보자. 마인크래프트를 오랫동안 한 사람들에게 로블록스는 마인크래프트의 아류작처럼 느껴진다. 캐릭터 구성이나 미니 게임, 자신만의 집을 꾸밀 수 있는 점이 비슷하기 때문인데, 로블록스는 마인크래프트보다 무려 3년이나 빠른 2006년에 출시된 게임이다.
캐릭터의 생김새 역시 다르다. 마인크래프트는 네모난 형태에서 벗어날 수 없는데, 로블록스는 ‘레고’를 닮았다.
로블록스에 처음 로그인을 하게 되면 자신만의 ‘아바타’를 만들어야 한다(마인크래프트는 스티브와 알렉스라는 아바타를 기본으로 제공한다)> 아바카를 만들고 나면 700만 명이 넘는 게임 개발자들이 만든 1,800만 개가 넘는 게임들 중에서 자신이 하고 싶은 게임을 골라 플레이할 수 있다. 하루에 하나씩만 하더라도 평생 다 플레이하지 못할 정도로 많다.
이렇게 오래되고 핫한 게임인데도 불구하고 성인들 대부분은 로블록스를 모른다. 하지만 초등학생 자녀들이 있는 경우에는 좀 다르다. 한두 번씩 해보는 아이들도 있고, 아예 로블록스에 빠져 헤어나오지 못하는 아이들도 잇다. 이런 아이들 유저의 숫자가 1억 5,000만 명이다. 마인크래프트의 1억 2,600만 명보다도 2,400만 명이나 더 많다.
우리가 주목해야 할 부분이 여기에 있다. 2021년 초 조사된 결과에 따르면 미국에서는 16세 미만의 청소년들이 가입한 비율이 55%가 넘고, 이들은 하루에 156분을 로블록스에서 생활한다고 한다. 인스타그램은 35분, 페이스북은 21분이라고 하니 페이스북이 긴장할 수밖에 없다. 지금 당장은 괜찮다고 하더라도 앞으로 10년 아니 5년만 더 지나면 페이스북을 통해 연결을 즐기던 아이들이 메타버스로 이동할 게 눈에 보이기 때문이다.
2006년 로블록스가 탄생했을 당시 초등학생이었던 아이들이 지금 대학생이 됐다. 자신이 즐기던 게임에서 자신이 만드는 게임으로 성장하기에 충분한 시간이다. 로블록스가 1,800만 개 이상의 게임을 제공할 수 있는 힘은 바로 이 ‘개인 개발자 집단’이 있었기 때문이다. 이들의 숫자만 해도 700만 명에 달한다고 하니 엄청난 힘이다.
게임을 개발하는 방법도 어렵지 않다. 별도의 저작도구도 필요없이, 로블록스 스튜디오에 접속한 후 이를 자신의 PC나 맥에 설치하기만 하면 된다.
스튜디오에서는 코딩을 하지 않아도 단순히 드래그&드롭 만으로 쉽게 게임을 만들 수 있다. 물론 복잡한 게임을 만들기 위해서는 상당한 시간을 투자해야겠지만, 그래도 게임을 하는 것에 그치지 않고 게임으로 돈도 벌 수 있다는 인식은 이제 성인들까지 로블록스로 들어오게 만들고 있다.
게다가 로블록스는 수익성까지 확실하다. 게임 속에서 통용되는 ‘로벅스’라는 디지털 화폐로 유저들은 게임 속 아바타를 꾸미기 위한 스킨을 사거나 아이템을 살 수 있다. 가격은 400로벅스에 4.99달러(약5,500원)이다.
이렇게 로벅스로 구매한 돈의 30%는 개발자들에게 지급되는데, 가장 유명한 사례로 언급되는 건 로블록스 게임 ‘Jailbreak’를 개발한 고등학생 알렉스 발판즈다. 이 친구가 고등학교 3학년 때(2017년) 만든 이 게임은 누적 이용자 수만 해도 48억 명이 넘고, 게임 내 아이템 판매액만 연간 수억 원에 이른다고 한다. 그러니 아이들이 로블록스를 하고 있다면 꿈과 희망을 듬뿍 담아 응원해주자.
동물의 숲과 달리 마인크래프트나 로블록스는 ‘단일 디바이스’에서만 플레이되는 게 아니라 PC, 맥, 모바일, 태블릿, 엑스박스, 심지어 오큘러스 VR까지 현존하는 대부분의 기기에서 제한없이 즐길 수 있게 만들어져 접근성이 뛰어나다.
4. 동물의 숲, 모바일 버전 출시
여기까지 따라왔다면 두 가지 생각이 들지 않는가?
첫째, ‘와우, 뭔지 잘 모르겠지만 일단 돈이 되는 거구나.’
둘째, ‘잘되는 메타버스 게임의 특징은 언제 어디서나 접속해 즐길 수 있는 휴대성과 샌드박스라 불리는 자율성, 그리고 게임 개발사뿐 아니라 참여자도 돈을 벌 수 있는 플랫폼이 갖추어져야 하는구나.’
두 번째 내용을 다시 정리해 보면 메타버스 소셜 게임이 성공하기 위해서는 ‘이동성’ ‘자율성’ ‘수익성’의 3가지가 있어야 한다.
이 기준으로 볼 때 동물의 숲은 일단 과금이 없으니 성공적인 메타버스의 기준을 충족하지 못한다. 그래서 등장한 게 동물의 숲 스마트폰용 게임인 ‘포켓캠프’이다.
기존 동물의 숲은 카트리지를 구매하거나 다운로드판을 구매해 설치하는 형태이기에 게임 구매비용을 제외하고는 과금 요소가 없었다. 물론 마이 디자인으로 송금 QR코드를 디자인해 현실 세계의 물건을 파는 경우도 있기는 했지만 공식적인 것은 아니다.
스마트폰 버전은 무료로 게임을 다운받아 즐길 수 있지만, 나만의 캠프를 멋지게 꾸미기 위해서는 돈을 들여 아이템을 구입해야 한다. 닌텐도 역시 과금의 문제를 모바일 게임으로 해결한 것이다.
대신 여전히 숙제 하나가 남아 있다. 로블록스나 마인크래프트처럼 누구나 참여해 자신만의 아이템을 만들어 판매하게 할 것인지 또는 기업들을 참여시켜 물건을 팔게 하거나 홍보를 하게 할 것인지도 충분히 고민하고 있을 것이다.
5. 포트나이트 파티로얄
이처럼 모든 게임회사들은 개인과 기업이 함깨할 수 있는 ‘플랫폼’을 만들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하지만 지금까지 살펴본 마인크래프트나 로블록스, 동물의 숲의 경우에는 구매력이 있는 성인들을 사로잡기에는 아쉬움이 있었다.
그런데 2020년 9월, 게임을 즐기지 않는 사람들까지 포트나이트에 접속하는 일이 발생했다. 바로 포트나이트 파티로얄 때문이다.
원래 포트나이트는 여러 플레이어들과 협력해 요새를 건설하고 상대방을 물리쳐야 하는 ‘배틀로얄’ 게임이다. 비슷한 게임으로는 원조격인 배틀그라운드가 있어 한때 아류로 불리기도 했지만, 지금은 다르다.
포트나이트가 배틀그라운드와 확연한 차이를 보이게 된 건 ‘파티로얄’ 덕분이다. 파티로얄은 전쟁터에서 총을 내려놓고 만나는 일종의 비무장지대를 생각하면 된다. 이곳에서는 가볍게 친구들과 스카이다이빙, 모터보트 조종, 물감 총을 쏘는 등 가벼운 미니 게임을 즐기거나 콘서트*영화 등 특별한 공연을 볼 수 있다. 그래서 게임에 참가하지 않는 유저들도 ‘공연’을 보러 포트나이트에 접속하는 것이다.
메타버스를 설명할 때 항상 빠지지 않는 사례가 있다. 미국의 힙합가수 트래비스 스캇의 온라인 콘서트다. 스캇은 포트나이트 파티로양레서 2020년 4월 24일, 25일, 26일 동안 총 5번의 공연을 열었다. 참가자들은 공연 전인 21일부터 트래비스 스캇의 의상과 이모트를 구매할 수 있었다.
포트나이트 속의 공연은 가상세계 속의 공연답게 현실에서는 볼 수 없는 다양한 볼거리를 제공했다. 스캇이 거인의 형태로 등장하기도 했고, 우주에서 시작해 물속을 헤엄치기도 했다. 공연에 참가한 포트나이트 유저들은 2,770만 명이나 되었고, 매출만 해도 2,000만 달러(약 216억 원)를 올린 것으로 알려졌다. 2019년 오프라인 투어 때의 수익은 170만 달러9약 18억 원)였다니 오프라인보다 온라인에서 더 많은 돈을 번 것이다.
특히 코로나19 시대에도 수많은 팬들을 만날 수 있고, 수익도 올릴 수 있는 이 플랫폼을 엔터테인컨트 회사들이 놓칠 리 없다.
영화 <인셉션>을 상영하거나 단편 애니메이션 영화제도 이곳에서 열렸다. 물론 영화관에서 보는 것보다 몰입도는 떨어질 수 밖에 없지만, 포트나이트는 몰입도보다 여럿이 함께 본다는 ‘공감’과 ‘연대’ 그리고 ‘재미’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BTS 역시 포트나이트에서 뮤직비디오를 공개했다. 실시간 라이브는 아니었지만 이용자들은 BTS 이모트를 구입해 공연을 보며 자신의 캐릭터로 같이 춤을 따라 추었다.
포트나이트가 가진 또 하나의 강점은 다양한 회사와 콜라보를 통해 새로운 캐릭터 스킨을 제공하고 있다는 것이다. 마블과도 손을 잡아 유저의 캐릭터를 아이언맨이나 캡틴 아메리카로도 바꿀 수 있는데, 캡틴 아메리카가 BTS의 ‘다이나마이트’ 노래에 맞춰 춤을 추는 장면은 압권이었다. 포트나이트의 콜라보는 끝이 없다, 데드풀, 호라이즌 제로 던, 워킹데드, 배트맨 등 다양한 캐릭터들이 뛰어다니는 모습을 보면 <레디 플레이어 원>에서 수많은 게임 속 캐릭터들이 ‘오아시스’ 안에서 전투를 벌이던 장면이 생각난다.
전 세계 유저들이 모이는 공간이니 기업들의 관심도 모이고 돈도 모일 수 밖에 없다. 에픽게임즈는 포트나이트를 통해 2018년과 2019년 2년 동안 90억 달러를, 2020년에는 51억 달러의 매출을 올렸다고 알려졌다. 51억 달러면 약 5조 8,000억 원 가량의 엄청난 금액으로, 엔씨소프트의 2020년 매출인 2조 4,162억 원을 2배나 뛰어넘는다. 포트나이트 단 하나의 게임으로 이룬 성과라는 게 더 대단하다.
그렇다면 사람들이 포트나이트에 열광하는 이유는 무엇 때문일까? 배틀그라운드가 사실에 가깝게 만든 게임이라면 포트나이트는 누가 봐도 허구다. 허구를 넘어 마블 캐릭터들이 뛰어다니는 걸 보면 ‘아, 이건 그냥 재미로 하느 거구나.’라고 생각하게 된다. 게다가 총을 쏘지만 피가 튀지 않고, 캐릭터들은 춤까지 추니 아이들이 하기에도 괜찮은 게임이라는 인식을 줬다.
더 대단한 건 ‘크로스 플랫폼’이라는 점이다. 서로 다른 플랫폼을 이용하는 사람들과 게임을 할 수 있다는 건 당시에는 상상도 하지 못했던 일이다. 예를 들어 플레이스테이션에서 겡미을 하는 사람들은 플레이스테이션에서 하는 사람들하고만 함계 게임을 즐길 수 있었고, 닌텐도 스위치는 닌텐도 스위치끼리만 게임을 할 수 있었다.
그런데 에픽게임즈는 엑스박스를 가진 마이크로소프트, 플레이스테이션을 가진 소니 등의 회사들과 제휴를 맺어 어떤 디바이스에서 접속하더라도 플레이어들은 ‘포트나이트’라는 같은 공간에서 만날 수 있게 만들었다. 엔비디아의 CEO 젠슨 황이 말한 ‘메타버스의 플랫폼’에 걸맞는 사례로 볼 수 있다.
에픽게임즈의 CEO 팀 스위니는 ‘포트나이트가 게임인가?’라는 질문에 ‘그렇다’라고 대답하면서도 ‘앞으로 어떻게 될 것인가?’에 대한 질문에서는 ‘1년 뒤에 다시 물어봐 달라’라고 답했다.
이 답을 통해 유추해 볼 때 팀 스위니는 포트나이트를 단순한 게임이 아닌 미래에 대한 큰 그림을 그리고 있는 듯 하다. 확실한 건 포트나이트는 이미 ‘메타버스’가 되어 있다는 것이다.
물론 게임 안에서의 결제수단인 V-Bucks를 통해 돈을 버는 건 아직까지 에픽게임즈와 콜라보한 기업들뿐이다. 다만 ‘포크리 모드’를 동물의 숲처럼 나만의 섬을 만들고 게임의 규칙도 정할 수 있는 서비스도 가지고 있기에 조만간 개인들이 수익을 얻을 수 있는 것도 기대해 볼 만하다.
포트나이트를 제대로 이해하기 위해서는 포트나이트를 만든 ‘에픽게임즈’와 ‘팀 스위니’에 대해 알아야 한다. 에픽게임즈를 만든 팀 스위니는 중학생 때부터 게임을 만들었고, 대학생 때 게임회사를 차린 천재 개발자이자 사업가다, 개발자 출신의 사업가이기 때문에 이 시장에 대한 이해가 누구보다도 깊고 빠르다. 이를 바탕으로 누구나 게임을 잘 만들 수 있게 도와주는 ‘언리얼 엔진’을 개발해 배포할 수 있었다.
2014년에는 언리얼 엔진 4를 월 19달러에 공개했다가 2015년에는 아예 전면 무료화를 선언했다. 다만 개발자들이 이 엔진을 사용해 게임을 만들 경우 무료 게임은 무료로 사용할 수 있지만, 유료 게임은 로열티를 내야 한다.
국내에서는 리니지 2와 배틀 그라운드 등의 게임이 언리얼 엔진으로 만들어졌다. 특히 가상의 캐릭터와 배경을 쉽고 빠르게 만들어 적용할 수 있기 때문에 게임뿐 아니라 영화의 CG에도 많이 사용되고 있다. 2020년 넷플릭스로 공개한 영화 <승리호>의 CG 대부분은 언리얼 엔진으로 만들어진 성과다.
2021년 4월에는 ‘메타휴먼 크리에이터’를 무료로 공개했는데, 기존에는 몇 개월 걸리던 초고화질의 디지털 휴먼 작업을 불과 몇 분만에 쉽고 빠르게 만들 수 있게 되었다.
메타버스의 시대에 현실 세계를 가상으로 옮기는 프로젝트에 있어, 에픽게임즈와 언리얼 엔진이 큰 이슈가 될 것은 너무 당연해 보인다.
그런데 게임 속에서 ‘공연’을 펼치는 건 포트나이트에서만 가능한 것은 아니다. 앞서 이야기한 ‘로블록스’ 역시 2020년 11월 13일과 14일 이틀 동안 릴 나스의 새 싱글 앨범 ‘홀리데이’ 발매를 기념하며 4회에 걸쳐 공연을 열었다. 공연 이후에는 아바타와 헤드폰, 모자, 안경 등 다양한 아이템들의 판매가 이어졌다.
6. 제페토
사이버 세상에서 자신을 대신할 수 있는 아바타를 꾸미고, 다른 사람의 집에 놀러 가며, 함께 미니 게임을 즐길 수 있는 게임은 어떨까?
메타버스를 이야기할 때 빠지지 않고 등장하는 플랫폼이 바로 ‘제페토’이다. 제페토는 2018년 SNOW에서 출시한 소셜 게임이다. SNOW는 우리의 얼굴을 아기 얼굴로 바꿔주는 필터로 유명한 AR(증강현실) 앱을 만든 회사로, 네이버의 자회사였다가 2020년 3월에 분사해 네이버제트가 됐다.
워낙 뛰어난 필터 기술을 가진 곳이다 보니 제페토에서는 처음 가입한 후 자신의 모습을 촬영하거나 휴대폰에 저장된 사진을 선택하면 즉시 제페토 캐릭터의 모습으로 바꿔준다.
처음 제페토를 접했을 때는 ‘이걸 뭐 하러 하지?’라는 의문과 1999년 싸이월드 속 나만의 ‘미니미’를 꾸미는 듯한 느낌이 들었다.
제페토가 인기를 끌기 시작한 건 2019년 자신의 캐릭터와 다른 친구들의 캐릭터를 만나게 하고, 서로 함께 사진을 찍을 수 있는 기능이 생기면서부터다. 보통 자신의 태릭터를 꾸미는 거라면 재미는 있겠지만 과금으로 이어지기는 힘들다. 그런데 다른 사람들과 만나게 될 때는 다르다. 다른 친구들은 디즈니 공부 복장에 명품 구찌까지 화려하게 감쌌는데, 나만 혼자서 기본 제공되는 흰 티셔츠를 입고 간다면 아무도 나와 사진을 찍어주지 않을 것이다.
그래서 머리 스타일을 바꾸고, 티셔츠와 바지, 신발을 바꾸며 최대한 멋지게 꾸미고 친구를 만나러 간다. 결국 이 때 과금이 이루어지게 된다.
이들이 만나는 곳을 ‘제페토 월드’라고 하는데, 이는 제페토 안에 있는 수많은 다른 세상으로 한강공원, 구찌 빌라, 쿠키런 킹덤월드 등 다양한 곳이 준비되어 있다.
코로나19 이슈 때문에 한강공원에서 자유롭게 데이트,를 하지는 못했지만, 제페토 월드 속에서는 벚꽃이 가득한 곳을 걸을 수도 있고 수상택시를 타고 한강을 한 바퀴 돌아볼 수도 있다.
월드에서 만난 친구들하고는 1:1로 문자 대화를 나누거나 음성 기능을 이용해 실제 자신의 목소리로 음성 대화도 나눌 수 있다.
제페토에서 캐릭터에게 움직임을 주려면 제스처*포즈 등의 기능이 필요한데, 이러한 기능은 무료로 주는 것들이 있고 돈을 내고 구매해야 하는 것들도 있다. 그래서 ‘제대로 한 번 제페토를 해볼까?’하고 꾸미다 보면 과금의 늪에서 벗어나지 못하게 된다.
제페토 안에서의 화폐의 단위는 코인과 젬인데, ‘코인’은 광고를 보거나 미니 게임 속 미션 등을 통해 얻을 수 있고, ‘젬’은 현금으로 구매하거나 데일리 퀘스트, 럭키 스핀, 스크래치를 통해 얻을 수 있다. 따라서 빠르게 뭔가 아이템을 장착하고 싶다면 현금으로 젬을 구매하는 게 더 낫다.
그런데 이렇게 수익성도 있고 메타버스로 주목받고 있으며, 가입자 수가 2억 명이 넘는데도 불구하고 아직까지 제페토를 아는 사람은 많지 않다. 제페토를 만든 우리나라조차 제페토가 인기가 있어서 얼려지기보다 메타버스에 대한 관심 속에서 역으로 인기를 얻게 되었다. 왜 그럴까?
그 이유는 10대 이용자가 80% 이상이고, 국내가 아닌 해외 이용자 비중이 90%를 넘기 때문이다. 한마디로 아직까지는 해외 10대들에게 인기가 있는 게임이다.
이쯤에서 눈치가 빠른 사람이라면 10대들이 모이는 곳이고, 해외 이용자가 많다는 현상을 연결해 바로 케이팝(K-POP)을 떠올릴 것이다. 빅히트와 YG, JYP가 모두 네이버제트의 유상증자에 170억 원 규모로 참여한 이유다. (빅히트는 70억 원, YG와 JYP가 각각 50억 원 씩을 투자했다)
BTS는 물론 걸그룹 잇지, 블랙핑크, 트와이스 등이 제페토에서 활동하고 있다. 블랙핑크는 제페토 안에서 팬사인회를 진행하며 4,600만 명이 넘는 팬들을 만났다. 만약 팬사인회를 오프라인으로 진행했다면 일단 4,600만 명을 만난다는 것 자체가 말이 안 되는 것이고, 설령 만났다고 해도 멤버들 모두 강행군으로 쓰러졌을 것이다. 제페토에 접속 후 블랙핑크 멘션으로 가면 블랙핑크 멤버들의 의상, 뮤직비디오들이 상영되는 거실을 구경할 수 있다.
물이 들어왔을 때 노를 저어야 하는 건 전 세계적인 진리다. 제페토와 블랙핑크는 제페토 아바타를 활용한 ‘Ice Cream’ 뮤직비디오를 유튜브에 올렸는데, 조회수는 1억을 넘겼다.
제페토에는 수많은 맵과 의상들이 있는데, 이것들을 제페토 직원들이 다 만들 수는 없다. 그렇다면 어떻게 운영되는 걸까? 바로 ‘플랫폼’의 힘, 사용자 참여다.
제페토 스튜디오를 통해 누구나 무료로 액세서리, 양말, 가방, 코트 등 다양한 아이템을 만들 수 있다. 이렇게 만들어진 아이템은 심사를 거쳐 판매되는데, 제페토 내 80% 이상의 아이템이 사용자들이 만든 것으로 알려져 있다. 누적 창작자 숫자만 해도 6만 명이 넘고, 한 달에 300만 원 이상의 수익을 올리는 크리에이터들도 생겨나고 있다.
제페토 빌드잇을 통해서는 ‘맵’을 만들 수 있다. 누구나 PC나 맥에서 빌드잇 프로그램을 다운받아 심야포차, 2층집 등 다양한 맵을 만들어 심사를 통과하면 배포할 수 있다.
DGB금융지주는 2021년 5월 경영진 회의를 빌드잇을 통해 제작한 맵에서 진행했다. 경영진의 메타버스에 대한 이해도를 높이기 위한 시도로 보인다.
CU는 가상현실 편의점을 오픈하기로 하고 업무협약식을 제페토에서 진행했다. 이외에도 많은 기업들이 제페토와 협업을 준비 중이다.
그렇다면 앞으로 제페토 안에서 활동하는 전문 디자이너, 맵 크리에이터와 같은 직업들이 생겨나지 않을까? 이미 제페토 안에는 시나리오 작가들이 활발하게 활동하고 있다. 유큐브에서 ‘제페토 상황극’이라고 검색하면 수많은 영상들을 볼 수 있다. 제페토 안의 다양한 동작들을 엮어서 영상으로 만들거나, 캐릭터를 움직여 서로 멘트를 주고받는 것을 영상으로 녹화해 다시 유튜브에 올리는 등 다양한 시나리오들로 만들어진 영상들이 있다.
게다가 영상들의 조회 수는 40~50만을 훌쩍 넘기는 것들도 있다. 이해하기 어렵겠지만 이해해야 하는 세상이 제페토를 넘어 메타버스의 세상에서 펼쳐지고 있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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